7학년 | 헬렌 지오반니 로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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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

헬렌 지오반니 로베어

Hellen Giovanni Lorbeer


그래도 기왕 마법사로 태어난 거,
할 수 있는 곳 까지는 최선을 다해봐야지.

두상 COMMISSION @nk_coms8

헬렌 지오반니 로베어, 햇볕에 잘 마른 빨래와 잔디의 풀내음, 비 온 뒤의 숲향기를 머금은 그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상하게 동물들이 몰려 있는 곳에 십중 팔구 그가 있을 테니까. 그렇게 동물들을 따라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채도 낮은 녹색 머리카락이다. 여전히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나름 깔끔하게 정돈하였다. 적당히 가르마를 타서는 좌측으로는 벼 머리를 만들어 넘기고, 우측은 이마를 덮게 두었다. 제법 길어져 치렁거리는 뒷머리는 하나로 깔끔하게 위로 모아 묶었다. 거기에 채 묶이지 못한 것들은 여전히 뒷목을 덮고 있었고, 우측 옆머리는 꾸준히 길러 제 허리께에서 쫑쫑 땋아두었다.  그리고 그 밑에 덤덤한 표정을 한 그는 이제 소년과 성인의 그 사이에 있었다.

언뜻 보면 뾰족할 구석 보이지 않는 순박한 낯. 그러나 콧잔등을 가로지르고 오른쪽 이마에 커다랗게 새겨진 흉터, 콧잔등과 볼에 희미하게 콕콕 박힌 주근깨, 두 눈 밑으로 옅게 드리운 다크서클에 퍽 피곤하게 보이는 인상이 다가오는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짙은 눈썹과 딱딱한 눈매 밑에 자리한 연두색 눈동자가 당신과 마주치면 희미하게 웃어주니 성정이 나쁜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객관적으로 잘생겼다거나 미남이라거나 할 만한 외모는 아니지만, 선이 굵어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시원하며 타고난 골격이 탄탄하다. 조끼며 넥타이를 벗어두었던 옛적과 비교하자면 많이 단정해졌다. 비록 셔츠는 윗 단추 하나를 풀어두었으나 그 외의 교복은 정석대로 착용했으며, 헐렁하지 않게 묶은 구둣굽소리는 경박하지 않아 그의 이미지를 한층 더 진중하게 만들었다. 5학년, OWL이 끝난 이후부터 착용하기 시작한 검은 테의 둥근 안경은 시력 보호용 마법이 걸려있다. 글을 많이 보니 눈이 가끔 피로하다나, 뭐라나.

 

 【 성별 】   【 혈통 】  혼혈
 【 나이 】  17세  【 국적 】  영국
 【 신장/체중 】  177cm / 69kg  【 기숙사 】  슬리데린

 


지팡이

MAGIC WAND

배나무/유니콘의 꼬리털/11½”

 

 

성격

CHARACTERISTIC


 상식 | 균형 | 소시민 

#상식에 기반하는 | 기초적인 | 도덕성 | 추구하는 올바름

"처음부터 너무 큰 것을 바라볼 필요는 없어."

지나간 세월이 무색하게도 헬렌은 변함없이 보통의 존재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특별이니 특수니 하는 반짝거리는 단어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길 잃은 아이를 보면 함께 있어주고, 넘어진 친구에게는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며, 무거운 짐을 이고 가는 노인을 도와주고, 걸음이 불편한 이에게 버스의 자리를 양보하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가 행하는 일들은 거창히 선을 추구하거나, 거대한 신념이 기반되기 때문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시간이 흘러 머리가 굵어지고 생각이 여물며 이제 아이보다 성인의 모습에 가까워졌다 해도, 그는 변함 없이 당신들이 아는 헬렌 로베어였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았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여겼다. 그저 지금껏 이리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그리 살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듯 군다. 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에 굳이 이유를 대어야 하는가? 그가 바라보며 마음을 두는 곳은 변함 없이 세상의 상식이다. 사회의 통념과 인간으로서의 도덕, 지켜야 할 도리와 윤리 같은 것들. 다져진 기초와 심어진 상식은 시간이 키워 그를 어딜 가든 모나지 않도록, 사회의 일원으로 완벽히 녹아들게 하도록 만들었다. 


#균형잡힌 | 안정적인 | 뿌리 깊은 나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야. 넘어지지 않게 버틸 수 있는 법을 아는거지."

헬렌은 입학 당시부터 그러했듯,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린 아이’다운 모습 하나 없이 성장했다. 이제 그의 성정도 당신들에게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할아버지 같다 하며, 누군가는 인생을 두 번 사는 노인 같다고 하던 그 성격은 천성에 가까웠고, 가끔 보이는 염세적이며 체념적인 모습은 어린 나이엔 맞지 않아 이질적이었을 수도 있겠으나 점차 성장하면서는 그저 철을 일찍 든 것 처럼 보여지곤 했다. 헬렌은 타고나길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안정적이다. 웃을 때 웃고, 울 때 울 줄 알지만 필요 이상으로 과장되이 행동하지 않으며 딱 상황에 필요한 정량 만큼의 감정만을 표현했다. 거창하고 임팩트 있는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현재의 안정을 지키는 타입으로, 주변의 환경이 어떠하든지 이리저리 휘말리지 않고 자신을 이루는 모든 것에서 균형을 잡고 중심을 지키는 법을 알았다. 충격에 잠시 흔들리더라도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법을 알았으며, 넘어지지 않도록 버티는 방법을 알았고, 넘어진다 한들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법을 알았다. 어느 상황에서든 자기 자신을 돌보고, 거리를 지키며 괜찮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법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것은 그가 체득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었다. 허나 그렇다 하여 변화를 싫어하는가? 묻는다면 그것은 또 아니라 답하겠다. 그저 그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자신의 일상이 흔들리고 평정이 흔들리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게 헬렌은 종종 세상에서 자신을 떼어놓기라도 한 것 처럼 고요하였다. 결국 그 세상에서 아주 눈 돌리지 못할 것을 직감하면서.



#흔한 범인 | 잔정이 많은 | 1인분의 울타리 | 엑스트라의 삶

"난 많은 건 바라지 않아. 그저 나와 내 주변만 건사하면 돼. ‘주인공’은 어차피 따로 있을테니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원치 않는 관심과 시선을 받고, 과도한 기대를 받으며 타인의 등쌀에 시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이가 어디있겠느냐마는, 헬렌은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곤하고 귀찮아지는 일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눈에 띄지도, 묻히지도 않는 사람이 되어 살아가고 싶었다. 이 세상과 인생이 한 편의 연극이라면 주인공이 있을 것 아닌가? 그런 연극에서 그는 주인공이 되길 원치 않았다. 그저 어느 장면 한켠에서 흐릿한 블러처리 되어 나오는, 지나가는 사람 1로 살아가길 소망했다. 어떤 창작물에서든 주인공은 온갖 사건에 부딪히지만 엑스트라에게 그러한 일은 없으니까. 독자들은 관심 없을 엑스트라의 삶이란 그저 자신의 일상만, 제 주변의 테두리 안의 이들만 지켜내면 되는 법이니까. …이러한 것을 설명하기 번거로워 이유를 묻는 말엔 대충 ‘귀찮다’는 말로 두루뭉실하게 대답하는 일이 많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게도 타고나길 잔정이 많은 이다. 한 번 정을 준 상대에게서 잘 정을 떼지 못하며, 말로는 귀찮고 피곤하다, 싫다 해도, 제게 오는 사람 내치지 않고 거부하지 않는다. 세심하게 주변을 살필 줄도 알고, 제게 하는 부탁 거절하는 일도 많지 않으며, 거절한다 한들 꾸준히 조르면 결국 그 부탁에 져버리고 만다. 

 


기타

OTHERS


   1. About the boy.  
#Hellen Giovanni Lorbeer

1-1⧫ 헬렌, 횃불, 햇살. 늘그막한 나이에 얻은 막둥이 아들. 그의 어머니는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앞날이 언제나 햇살처럼 따스하고, 어둠 속에서도 어려움 없길 바라며 그리 이름 붙여주었다.

1-2⧫ 지오반니, 신께서 함께하신다. 그게 신이든, 누구든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까지도 네게 호의적이길 바라면서 지어줬지. 그는 언젠가 아버지의 무릎 위에 앉아 들었던 그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었다.


1-3⧫ 로베어, 월계수



#1994.02.16 / Rh+A

월계수 명예 | 드라바이트 인생의 전개
물고기자리 | 자수정 | 삼나무 자신감

1-4⧫ 겨울의 끝자락,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는 시각에 첫 울음을 터뜨렸다.



#He

“걱정하지 마, 계속 듣고 있어.”
1-5⧫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담담하고 정갈하게, 명확한 발음과 발성으로 거창한 미사여구 없이 필요한 단어로 조합된 문장을 내려둔다. 지나간 줄도 모르고 거친 사춘기를 기점으로 변성기가 와, 지난 날과 비교하자면 목소리가 한 층 낮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나름 미성이었다. 기본적으로 어조의 높낮이 변화가 적다. 선으로 표현하자면 직선에 가까운 완만한 곡선에 가깝다. 

“헬렌 지오반니 로베어. 왜, 새삼스레 내 자기소개를 듣고 싶어진거야?”

1-6⧫ 1인칭은 ‘나’이며, 2인칭은 ‘너’이다. 상대를 칭할 때는 보통 친분과 관계 없이 이름을 부르는 편이나, 고집하는 사항은 아닌지라 상대가 원하는 호칭으로 순순히 불러준다. 자신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지 상관하지 않는다. 부모님에게서 불리는 애칭은 헬리, 손윗누나들에게 귀여움 받으며 장난스레 불리는 애칭은 레니. 싫어하지는 않지만 어울리지 않게 귀엽다는 이유로 멋쩍고 낯 부끄럽다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성년이 코 앞인걸. TPO를 제대로 가릴 줄 알고, 예의범절 교육 역시 잘 받아 언어 사용으로 흠이 잡힌 적은 없다.

“본격적인 진로를 잡을 건 아니고, 그냥 취미로 남길거야. 그래야 즐겁게 편히 할 수 있지.”

1-7⧫ 태생은 오른손잡이… 였으나, 왼손도 이제 제법 자유자재로 쓰게 되어 후천적인 양손잡이가 되었다. 길쭉하게 뻗은 선 굵은 손가락과 넓은 손바닥은 또래보다 제법 큼직하다. 흘려쓰는 구석 하나 없는 인쇄체에 가까운 필체는 퍽 어른스럽다. 여전히 깃펜 혹은 만년필이나 볼펜보다 연필을 좋아한다. 연필이 종이를 그을 때 느껴지는 질감과 사각거리는 소리가 좋다는 것이 그 이유. 누군가에게 자랑할 솜씨는 아니겠다만, 한결같이 연필을 들고 눈에 들어오는 이것저것 낙서하는 취미가 있다. 나름 꾸준하게 이어온 취미인지라, 그의 기숙사 서랍장 안에는 한 장 한 장 모아둔 그림이 뭉치로 놓여있다. 멋지다기보다, 동화의 삽화에 어울릴만한 아기자기한 그림체. 그에게 작은 종이 한 조각과 연필 한 자루를 쥐여주면 머지 않아 뭐든 그리기 시작할 것이다.

“책은 흔히들 지식의 창구라 하더라. 그런데 난 세상을 볼 수 있는 창문이라고 생각해.”
1-8⧫ 어릴 적 부터 꾸준히 이어지는 취미 중 하나는 독서. 어디서든 책과 필기구를 가까이 하는 편으로, 가리는 장르는 없으나 비문학보다는 문학을 더 좋아하고, 단편보다는 오래 읽을 수 있는 장편을 선호하며, 꽉 닫힌 엔딩보다는 오래 곱씹으며 상상을 이어갈 수 있는 열린 결말을 더 좋아하는 편. 그가 볕 잘 드는 어느 한 곳 한적한 장소에 앉아 책 페이지를 넘기는 모습은 이제 당신들에게도 익숙할 것이다.


#Animal

“... … 고맙지. 내가 해주는 것도 없는데 그저 아무 조건 없이 좋아해주니까.”
1-9⧫ 어딜 가든 이유없이 동물들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한 명 쯤 있는 법이었고, 여기서는 헬렌이 그런 사람이었다. 어떤 동물이든지 그에게는 예외를 두기라도 한 것 처럼 그는 말 못하는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산책이나 할까 하여 길을 걸어가면 새들이 어깨며 머리 위에 내려 앉고, 산책하던 강아지도 좋다고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것은 그에게 숨쉬듯 자연스러운 일과 다름 없다.

“... … 그러게, 언제 부터 였을까. 좀… 괜찮아 진 것 같아.”

1-10⧫ 날짐승이건, 들짐승이건 할 것 없이 정신을 차려보면 동물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면 그 가운데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그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보라. 이제 나름… 괜찮아 보이지 않나? 그 동물들 가운데에 있는 것이 아주 편해보이지는 않아도, 이제 퍽 제법 안정적으로 보였다. 그렇다 하여 모든 동물들과 갑자기 가깝게 지낼 수 있어진 것은 아니라, 어지간해서는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여전한 모습이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전과 비교하였을 때 나아졌다는 점이다. 오래되어 케케묵은 두려움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있겠느냐고. 그가 지녔던 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두려움보다는 꺼려짐에 가까웠겠다만, 그렇다 해서 두려움이 아닌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동물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지, 동물에 대해선 퍽 박식하며 종종 거리를 두고 쪼그려 앉아 가만히 구경하는 모습도 보이곤 한다.

“어릴 때 놀다가 다쳤어. 기억은 잘 안나는데, 나도 누나도 엉엉 울던 기억은 선명해.”
1-11⧫ 그래도 뭐, 아직까지 아프다거나 하진 않아. 그가 오래 지니고 있었던 일종의 공포증은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기인하였다. 이웃집에서 기르던 커다란 개가 덤벼드는 통에 울며 도망치다 꽤 크게 다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헬렌의 얼굴에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제법 큼직한 흉터가 얼굴에 새겨져 있다. 어쩌다가 다친 것이냐 물어본다면 별 고민 없이 어릴 적 놀다가 다쳤다 대답할 것이다.



#Etc

“나도 사람이니까 호불호야 있긴 하겠지. 그런데 그런 거 굳이 나누지 않아도 살아가는 것엔 문제 없지 않나.”
1-12⧫ 그렇다 할 호불호가 없다시피 하다. 허용 범위가 넓기 때문으로, 어지간한 한 것엔 명확한 호불호를 표하지 않으며 대부분 상대에게 맞춘다. 때문에 정확한 분류를 하지 않은, 단순한 호불호를 묻는 질문에는 조금 대답하기 곤란해 하는 편이다. 흔히 할 법한 반찬이나 음식 투정 같은 것도 하지 않고, 웃어른이 시키는 일이나 제게 주어진 일들은 군소리 하지 않으며 묵묵히 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덕분에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은 것 처럼 비춰지니 놀려먹기 재미있는 쪽은 아니겠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건 중요해. 휴식을 위해서든, 심신 안정을 위해서든.”

1-13⧫ 시끌벅적한 장소보다 고요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소를 좋아한다. 사람이 많으면 정신이 없어 별로라는 것이 첫번째 이유요, 비단 제가 아니더라도 사람에겐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라는 것이 두번째 이유며, 지금껏 사람 적은 한적한 마을에서 살아왔기 때문이 세번째 이유다. 헬렌이 타인과 어울리는 법을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타고난 성정이 그러할 뿐이지. 때문에 한창 다른 이들과 잘 어울리는 듯 하다가도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가 볕 잘 들고 바람 잘 부는 곳에 가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

“소문에 휘둘리지 마. 그것이 널 잡아먹게 두면 안된다는 거다.”

1-14⧫ 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사망자, 호그스미드 분수대를 뚫고 나타난 탑… 현 세계의 역린과도 같은 [코벤티나 신드롬]에 관하여 그렇다 할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정확히는 과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 한다. 알게모르게 그 저주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도 마음에 들지 않을 뿐더러, 제가 어찌 할 수 없는 손 밖의 일로 마음 쓰는 것은 좋지 못하다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하여 그가 저주에 보이는 관심과 그에 대해 아는 지식도 딱 ‘다른 사람이 알 법한’ 범위 내에서였다. 그러나 그는 퍽 꾸준히 ‘저주의 해독’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한다. 저주가 정말 있으면, 해독하는 방법도 어딘가엔 있을테니까.


   2. Family  

#Lorbeer

2-1⧫ 헬렌은 태어난 이후로 제 앞에 호그와트 입학서가 날아들기 전까지 줄곧 머글 세계에서 살았다. 영국 남해안에 위치한 햄프셔 주, 이스트 메온에 지어진 벽돌집. 창문 너머로는 넓은 초원이 보이고, 멀리서는 양 우는 소리와 양치기 개 짖는 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곳. 볕이 잘 들고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흙향기가 풍겨오는 기분이 좋은 장소. 혹자는 재미 없고 지루하다 하지만 평온한 일상을 만끽할 수 있었던 집. 헬렌은 그 고루하다 할 만한 시골집을 퍽 좋아했다.

2-2⧫ 로베어, 가문이라 거창하게 부르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평범한 집안이다. 굳이 소개를 꺼내어 보자면,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농장과 목장을 하고 있다. 그리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 켠에서는 양을 기르고, 다른 한 켠에서는 과일 나무며 이런저런 채소를 기르는 그러한 농장. 농장의 울타리와 문마다 월계수가 새겨진 만큼 이름도 직관적이다. <로베어 농장>. 주말 농장 격으로 가끔 찾아오는 가족들에게 체험 활동 거리를 내어주기도 하며 작게 캠핑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있으니 아는 사람은 건너 건너 알 법 하다.


#Parents and Sibling

“지금도 그리 귀여움 받냐고? …묻지 마.”
2-3⧫ 헬렌은 그러한 농장 주인인 아버지와 꽃집을 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위에 꽤 나이 터울이 나는 3명의 누나를 두고 막내로 태어났다. 부모의 나이도 늘그막하게 얻은 막둥이에, 세 누나와의 나이 차이가 차례로 17세, 15세, 10세인 만큼 온 가족의 사랑과 관심과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흔히들 말하는 ‘우쭈쭈 우리 막내’ 취급을 받으며 자랐다. 더군다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큰 누나에게서 난 7살 터울 조카도 있으니 말 다했지. 기억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가족들에겐 온통 사랑 받은 기억밖에 없다. 어느 정도냐면, 가끔은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이제 성인에 가깝게 자랐는데도 여전히 가족들에겐 사랑받는 막내라, 아직도 귀여움 받고 있다. 

2-4⧫ 사남매의 부모는 시골 마을에서 딸 셋을 차례로 검사, 변호사, 의사를 만들었다며 마을의 자랑이 되었다. 현재 큰 누나는 검찰청에서, 작은 누나는 어느 중형 로펌에서 일하며, 막내 누나는 런던의 대학 병원 내에서 소아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중이다. 사람도 없는 시골에서 농장을 하던 집 딸 셋이 나란히 ‘사’자 가진 직업 갖게 되었으니, 좁은 마을에 소문 쫙 퍼지는 건 일도 아니었댄다. 개천에서 용을 한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나 내보냈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위로 잘난 누나들만 주르륵 두게된 헬렌은 ‘그 집 막내’로 불리는 것도, 마을의 자랑이라는 누나들과의 비교를 듣는 것도 익숙하다. 마을 어른들의 ‘농장 집 막내아들 아녀? 너도 얼른 자라서 느이 누나들처럼 멋진 어른이 되어야지~’ 하는 말들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듣는 것에도 이골이 났으니 말 다하지 않았을까?


2-5⧫ 비상한 머리의 누나들과 자신은 조금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다. 어쩌면 누나들과 난 종족이 다를지도 모르지. 하며 우스갯소리로 말하기도 한다. 다른 이들의 기대와 달리, 헬렌은 그런 거창한 인물이 되고 싶지 않았다. 자기 자신 하나 잘 건사하며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경제력을 가지고 일평생을 편안하게 사는 것이 풋내나는 욕심이라면 욕심이다. 거기서 조금 더 부려보자면 언젠가는 작은 시골 마을을 벗어나 큰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것일까. 어찌되었든 최선을 다해 편안한 삶을 사는 것은 여전히 헬렌의 인생 목표였다.





   3. Magic  


#Wizard

3-1⧫ 그런 헬렌이 의사, 검사, 변호사도 아니고 마법사가 되리라고 생각해 본 적 있었겠는가?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세계 명작 동화 전집이나 읽던 그에게 날아온 호그와트 입학 편지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 다를 바 없었다. 누군가의 신박한 장난이라고 생각해 대충 서랍장 안에 넣어둔 편지는 생각보다 집요하고 끈질겼고, 그 서랍장 안에 든 편지가 10장 쯤 되었을 때 그 모습을 발견한 부모가 잘 익은 사과를 툭 떨구는 것을 보며 아, 이거 거짓말 아닌가 보다, 하고 깨달았다. 그렇게 마법은 어느 한 순간 헬렌의 일상에 불청객처럼 찾아들었다.

3-2⧫ 몇년 전 그와 함께 보가트 수업을 참관한 학생들이 그에게 아직 ‘마법’이 무섭냐 묻는다면 그는 별다른 답을 내어두지 않을 것이다. 그 이야기는 그가 그 날 지팡이를 집어들며 끝난 이야기 아닌가. 그저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으니, 한 걸음씩 걸어나갈 뿐이었다.

그래서 헬렌, 마법을 좋아하니?
… 알고 있잖아, 세상에는 단순하게 호불호로 나눌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걸.



#Slytherin

“어디 보자… 거 참, 이런 녀석은 또 신선하구만. 얘야, 그나마 네가 좋아할 곳은 헬가나 로웨나의 품이겠지만, 나는 네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인단다. 그러니 네게 필요한 곳은… …”

3-3⧫ 지략과 야망, 형제애를 긍지로 삼는 재간꾼들의 기숙사. 배정에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모자는 그를 두고 후플푸프와 래번클로, 그리고 슬리데린 사이에서 고민하였으나 결국 그를 슬리데린으로 배정했다. 야망이라니, 그와 그 만큼 잘 어울리지 않는 말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색감이 비슷하니 잘 어울린다는 것만 빼고 아직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그는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했다. 왜, 인지는 몰라도 상관 없다 생각해. 세상의 모든 이유를 알 수 있는 건 아니니까.


3-4⧫ 녹색 망토를 두른 뱀들. 헬렌은 볕 하나 들지 않는 제 기숙사를 온전히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아꼈다. 함께 지내는 친구들, 후배들. 방 안에서 일렁이는 물결 그림자, 찾아드는 고요, 차분한 분위기와 푸르스름한 녹색 빛, 벽난로에서 타닥거리는 불꽃…. 시간이 애정을 만든다 했던가, 함께 한 모든 시간은 결고 짧은 시간이 아니어서, 가랑비에 옷이 젖듯 그는 정을 주었다. 그렇게 그 곳은 그가 부정할 수 없는 애정으로 쌓은 울타리 안에 있었다.

3-5⧫ 슬리데린의 반장, 5학년 부터 맡게 된 그 역할을 받아든 이례로 그는 줄곧 완벽하지 않아도 모자라지 않는, 적혀진 모범 답안마냥 충실한 반장으로 머물렀다. 공적 사항에 융통성 없고 고지식하여 마냥 다정하거나 상냥하다고는 할 수 없을터이나,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책무에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자신의 일에 성실했으며, 소속된 학생들을 알뜰하게도 챙겼다. 



#School life & Relationship

3-6⧫ 입학 이후로 그렇다 할 사고 한번 치지 않고, 교칙도 어기지 않으며, 기숙사에 감점 한 번 안기지 않은 번듯한 학생. 애초에 그의 성격 상 누군가와 모날 관계가 생기는 것도 어렵겠으나 안면을 튼 이들과 두루두루 무난히 지내는, 모난 곳이 없는 아이. 한 무리에 깊이 소속되지 않으나, 그렇다 하여 또래와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일도 없으며 어디에 끼워넣어도 무리 없이 녹아드는, 헬렌은 그런 온건한 이였다. 덕분에 교내 평판은 ‘그 아이 정도면 무난히 좋은 편이지~’ 정도로, 나름 괜찮은 편이다.

3-7⧫ 곧은 자세, 발을 재촉하더라도 뛰는 법이 없는 걸음걸이, 차분하며 정적인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햇살 아래에서 보냈다. 실내에서 너무 오래 있으면 답답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으며, 읽고 싶은 책을 찾아 도서관 역시 자주 방문하였으나 그 곳에서 붙박이처럼 박혀있진 않았다. 그가 교실 혹은 기숙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장소를 찾고 싶다면, 혹은 그가 시야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이 없으며 채광이 좋은 장소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 집 농장한다는 거 잊었니. 몸 움직이는 건 기본이야.”

3-8⧫ 육체적 활동과는 담을 쌓을 것 같이 보이나,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 2학년 초 부터 기숙사에서 기르기 시작한 제라늄이나 라벤더 화분을 들고 나와 광합성을 시켜준다던지, 발길 가는 대로 꾸준히 산책을 한다던지, 집에서 가져온 간단한 운동 기구 같은 걸 가지고 나와 함께 논다던지… 퍽 활동을 잘하며, 기초 체력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Study

3-9⧫ 크게 가리는 과목 없이 모든 수업에 고지식할 정도로 성실히 참여하는 편이다. 누구든 한 번 쯤은 칠 법한 땡땡이 한 번 한 적 없고, 수업이며 과제며 하는 모든 것들에 최선을 다했다. 이유를 묻는다면, ‘그야 그것이 학생의 본분이잖냐.’ 따위의 답을 할 터다. 입학 직후의 마법을 쓰는 일에 보이던 거부감은 사라진 지 오래인 듯 보였다. 자연스레 지팡이를 휘두르고, 냄비를 저어내며 약을 만들어내는 모양새는 영락없는 마법사의 모습이었다.

3-10⧫ 필기와 실기 모두 그럭저럭 잘 하는 편이나, 마법약과 약초학, 그리고 선택 과목으로 고른 신비한 동물 돌보기에서는 두각을 보인다. 5학년에 본 OWL에서도 흔들림 없이 위의 3 과목에서 O를 획득하고, 다른 과목에서도 무난한 성적으로 합격하였다. 

 


텍스트 관계

TEXT RELATIONSHIP

 

 
【 테티스 코넬리아 모리스 】 
   【 금요일에 만나요 】 

매주 금요일 오후, 마지막 수업이 끝나면 함께 모여 그림을 그린다. 각자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기도 하고, 가끔 귀찮을 적엔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떠들며 간식을 즐기기도 한다. 나름 편안한 시간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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